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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싶은5

피는 꽃 피는 꽃...기억에 없는 어느 시간에 알게 된, 이 글이 참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의 핸드폰 번호 이름을 이 글로 저장했다. 연애시절 ‘피는 꽃’이란 이름으로 내 핸드폰에 저장되었던 사람이, 지금은 내 반려자가 되어있다. 이젠 내 곁이 오래 머물러 있었고, 자주 접하는 이름이어서 그런지 이 글을 알게 됐을 때의 느낌은 무디고 희미해졌다. 이 무디고 희미해진 느낌이 어느샌가 내 몸에 베어들었었음을 느낄 때가 있다.베어들었던 그 느낌이 고개를 쳐들어 내 기억을 바라볼 때면 그 기억을 향해 웃게 된다.“그래... 이런 느낌으로 널 좋아했었지...”하며... 부부란 관계는 오래돼 무디고 희미해진 이 글과 같단 생각이 든다. “그래... 이래서 같이 있고 싶었었지... 이래서 같이 있는 걸 좋아하나 보다...” .. 2021. 6. 9.
내 몸은 비커 (Beaker)와 같습니다. 내 몸은 투명한 비커(Beaker)와 같습니다. 사람들은 날 부를 때 비커가 아닌, 담겨 있는 것의 이름으로 부릅니다. 내 몸은 색상 없이 투명합니다. 무엇을 담으면 담긴 것의 색상이 내가 됩니다. 내 몸은 선호하는 색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선호하는 색상을 담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색한 색상 조합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내 투명한 몸엔 흰색 눈금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얼마만큼 담겨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눈금은 머리끝까지 표시되어있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듯합니다. 내 몸은 매일매일 담고 버리고를 반복합니다. 멋있는 조합을 만들고 싶어, 찾고 고르고 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멋진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 그래도 찾다 보면.. 2021. 6. 9.
헐거운 시간 헐거움 없이 짜여진 시간을 지나 그 시간의 끝을 확인하고, 늦은 새벽 집으로 돌아온다. 2,3시간 후면 아침이겠지만, 그래도 언제나처럼 집에 들어서는 내 손엔 술 한 병이 들려있다. 모두가 잠든 밤 나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조여져 있던, 그 시간을 보상하려는 듯 술을 따른다. 보상의 횟수가 늘수록 빈틈없이 조여져 뾰족했던 그 시간은 헐거워지고 아팠던 시간은 무뎌진다. 보상은 아직 남아있는데, 밖은 밝아져 온다. 다시 눈을 뜨면 지난밤의 보상으로 중화되어, 부드러워진 그 시간만이 남겨져 있기를 바란다. 2021. 6. 9.
자신감 결과를 도출하는 행동방식에 대한 자기 믿음과 신뢰는 자신감과 개인의 성공을 이끌기에 꼭 필요한 요소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을 갖춘 사람들이 간혹 저지르는 실수가 있는데, 그것은 자신감으로 만들어진 잣대가 타인의 행동, 취향 등을 옳다 그르다 판단할 때이다. 내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벗어나고 이탈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룹 책임자의 지나친 자신감은 타인의 판단을 부정하고 그룹을 더디고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만든다. 책임자의 자기 신뢰와 자신감은 모눈종이의 가로세로 줄들과 같이 어느 정도의 틀을 정하여 이탈을 방지하는 방향키 정도로 쓰이며, 구성원이 그룹의 존재 이유에 적합한 선을 만들며 구조적 완성도를 만들도록 도움이 바람직하다. 또한 자신이 만든 안내선을 되돌아보며 정렬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 2014. 11. 17.
아버지 가끔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오를 때면, 퇴근 후 무거운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생각난다. 왠지 쓸쓸해 보였었다. 힘들고 싫지만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고단한 발걸음을 이어가셨을 거라 생각된다. 아버지께 향기 가득한 술을 두 손 모아 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지금이라면 우리 자식들로 인해 모르고 계셨을 맛있는 것들로 아버지를 모실 수 있을 텐데... 진즉에 그랬어야 했는데... ‘죄송함’ 언제나 늦음 뒤에 따르는 마음인거 같다. 아들을 웃음 띤 얼굴로 바라보는 내 사진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볼 때가 있다. 내 아버지께서도 날 보면서 그렇게 만족스런 웃음을 지으셨을 거다. 그런데 언제부터 그 웃음을 잃으신 걸까... 웃음을 잃으셨음을 그땐 몰랐었다. 참 철없었다... 참 어지간히도 늦다. 아.. 201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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